트럼프 머스크 갈등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브로맨스’에서 ‘전면전’으로
한때 ‘정치-비즈니스 브로맨스’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극적으로 파열음을 냈습니다.
이제 그들의 관계는 비판과 폭로, 위협과 반격으로 점철된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갈등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 싸움을 넘어 정치적 지형과 금융시장, 암호화폐 생태계까지 요동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불화의 시작, “탄핵”이라는 한 마디
모든 것은 머스크가 6월 5일 자신의 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며 “Yes”라고 동조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이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하반기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고, 더 나아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미공개 파일에 트럼프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폭로하며 "이게 그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역시 곧바로 응수했습니다. “일론과 나는 한때 좋은 관계였지만, 이제는 모르겠다”며 거리두기를 선언했고, “내가 많이 도와줬지만 배은망덕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둘러싼 위협
트럼프는 머스크의 생명줄과도 같은 연방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 테슬라 등 머스크의 주요 사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위협이었고,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14% 급락했습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뭐라는 거야(Whatever)”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고, 자신이 없었으면 트럼프가 대선에서 졌을 것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정치 밈코인 시장까지 흔든 여파
트럼프와 머스크의 충돌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두 인물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마스크 네트워크(MASK) 토큰은 불화가 촉발된 직후 최대 45% 폭락하며, 정치 밈코인 시장의 불안정을 드러냈습니다. MASK뿐 아니라, MUSK, AP(American Party) 등 관련 토큰들도 줄줄이 하락하며 소매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폭락이 펀더멘털보다는 정치적 감정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MASK는 강한 온체인 지표를 보이고 있음에도 투자자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브로맨스의 끝, 미국 정치의 ‘제로섬 게임’ 시작
머스크와 트럼프의 결별은 단순한 개인적 충돌이 아닌, 미국 정치권의 권력 재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기업들을 직접 타깃 삼는 압박 전략을 쓰고 있고, 머스크는 이에 맞서 자신이 보유한 막강한 자금력과 미디어 영향력을 활용해 공화당 내부 균열을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직접 개입은 삼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머스크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머스크가 민주당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낮지만, 그의 영향력이 공화당에 위협이 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지형에는 상당한 균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 계속되는 충돌, 그 끝은?
머스크는 “트럼프의 임기는 3년 반이지만, 나는 앞으로 40년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정치권과 산업계, 디지털 영역에서 자신의 지속적 영향력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충돌은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곧 정치권, 금융시장, 암호화폐 생태계, 심지어 유권자의 감정과 소비 행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올 초대형 변수로 남을 것입니다.
과거의 동맹이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변하는 이 장면은 단지 두 인물의 감정 싸움 그 이상입니다. 정치와 기술, 자본과 권력의 경계가 희미해진 이 시대에, 트럼프와 머스크의 결별은 앞으로 수개월, 어쩌면 수년간 미국 사회를 흔들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